필리핀생활기 > 필리핀 도시에 사는 이방인의 연말보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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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생활기 > 필리핀 도시에 사는 이방인의 연말보내기

피치알리스 발행일 : 2014-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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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도시에 사는 이방인의 연말 보내기

 

필리핀에 오고 나서 마닐라 퀘존시티를 벗어난 적이 없는 한국 본토인. 무엇보다 이방인인 나는 연말 보내기가 참 힘들었다. 대부분 객지에 나와서 일을 하거나 고향 가는 현지인친구들은 가족과 연말을 보내러 고향이 가지만 필리핀에서 비행기로 3시간 반 떨어진 한국은 내게 가깝고도 먼 나라로만 느껴졌다. 그래서 난생처음 필리핀에서 연말을 맞이했던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면서, 돌아오는 한 해도 그렇게 보낼 거라고 예상이 된다. 필리핀 마닐라는 수도라고 해서 결코 부유층만 사는 게 아니다. 도심지역을 벗어나면 진짜 현지의 모습을 보기도 한다. 이방인으로써 필리핀에서 연말을 보낼 때 뭘 해야 될지도 모르겠다. 사실은 필리핀에서 지내면서 가장 곤혼스러운건 심심한 게 아닐까 싶다. 이방인이라서 더 그럴 수도 있지만 지나온 기억들을 돌이켜 보았을 때 나름 잘 보내기 위해서 혼자서 즐기는 방법을 생각해서 한 해 한 해를 보낸 것 같다.

 

 

 

 

 

 

아무도 없는 텅빈 거리를 혼자 걷는다.

 


 

필리핀은 교통혼잡이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교통체증이 심하다. 오전시간대는 기본이 한 시간이다. 서울의 강남보다 교통혼잡도 심하고, 더군다나 택시를 이용할시 요금은 DOUBLE이다. 필리핀의 도시에서 살면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그래서 나는 집 앞에 20분 이상 되는 거리를 벗어난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그렇지만 연말은 예외다. 다들 고향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몇 년간 집 근처를 전전하다가 집에서 차로 30분 이상 되는 거리를 가보니 도로 위를 걷고 다녀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한적한 길을 거닐게 되었다.

고향이 한국이라서 연말에서조차 필리핀에서 보내면서 거리는 개미한마리 다니지 않을 정도로 조용하다. 나 역시 혼자라서 조용하다 못해서 심심하고 따분할 지경이다. 

 

 

 

필리핀 오전 7시경 교통상황

 

 

 

필리핀의 출근길은 항상 번잡하다. 필리핀이라고 해서 아름다운 에머랄드 빛의 바다와 평화로운 섬의 이미지를 떠올리면 오산. 물론 휴양지에서는 그렇게 느낄 수 있겠지만 필리핀 도시의 아침과 저녁은 항상 빼곡히 들어선 차들로 소음공해도 심할 뿐만 아니라 매연도 엄청 심하다. 그래도 난 한국에 있을 때마다 그게 일상인 것 같아서 그런 광경이 참 그립기도 하다. 

 

 

 

 

 

 

 

 

 

도로 위에 몇몇의 차들만 다닌다.

 


 

연말이면 필리핀 도심가의 차들은 눈 씻고 찾아보려야 찾아볼 수가 없다. 평상시에 비하면 정말로 낯선 풍경들이다.

도로 중앙을 걷고 지나갈 정도로 도로 위에서 사진을 찍었다. 필리핀에서 보내는 연말의 기억들은 엄청 심심하지만 워낙에 혼자 놀기에 

좋아하는 나에게 딱 맞는 그런 풍경들이다. 즐길 수 없다면 혼자라도 즐겨라. 해외에서 내가 살아남을 수 있는 철칙이다.

만일 한국에서 연말을 보냈다면 바쁜 연말을 보낼게 틀림이 없다. 필리핀이니 거기다가 한국에서 온 이방인이니 더 조용한 연말을 

보내는 것 같다.

 

 

 

 

 

 

 

 

도심가의 한적한 거리는 때로는 향수병을 부르기도 한다.

그렇지만 일 년 중 단 일주일 동안의 이런 모습을 즐기고 싶다. 

 

 

 

 

 

그리고,

 

 

곳곳에서 울려 퍼지는 폭죽 터지는 소리.

 

 

 

 

 

 

 

 

문득 작년 연말이 생각이 났다. 35층 콘도에 옥상이 일 년 중 유일하게 오픈되는 날은 12월 31일이다. 그날에는 같은 콘도 몇몇의 한국인들과

또 현지인들이 올라가서 폭죽 터지는 모습을 보았다. 매년 이맘때쯤이면 폭죽이 쉴세 없이 터지곤 한다. 폭죽에 맞아서 부상을 입을 정도라니 필리핀 사람들의 폭죽사랑은 대단하다. 내가 태어나면서 엉첨난 폭죽소리를 들은 것도 필리핀에서이다. 연말에 필리핀을 온다면 이 광경을 누구나 볼 수 있다. 새해를 알리는 듯이 밤 12시면 쉴 새 없이 연발하는 이 폭죽소리. 더 신기한건 폭죽의 화약으로 인해서 새해 아침에는 창밖이 온통 안개낀 것 같이 뿌옇다. 막상 하루는 즐겁지만 뒷처리가 쉽지 않다. 필리핀의 연말은 무지 조용하면서도 밤이면 정말 폭죽소리가 현란하다. 

필리핀에서 연말을 보내면서 절대 수칙이 있다.

 

절대 창밖을 내다보지 말 것! 폭죽에 맞아서 부상을 입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밤새 번쩍이는 불빛이 쉴세없이 내비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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