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 경험했던 갑질의 추억 (갑이 최고인 이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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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 경험했던 갑질의 추억 (갑이 최고인 이 사회)

피치알리스 발행일 : 2017-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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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은 어느 곳에서도 존재한다.


유독 한국에서 많은 갑질을 당했지만, 해외에서도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고

사람사는 곳을 평등이 공존하는 가운데 갑이 큰 역할을 한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못난 나를 더 원망하는 시간을 보냈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서 

지난 날의 추억을 곱씹어 본다. 



색깔만 다를 뿐이지 다 똑같은데, 왜 도토리 키재기를 하고 있을까?




때는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때는 마치 세상물정 모르는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일찍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느꼈던 눈초리는 사회생활이 호락호락하지 않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로 인해 배운 것도 많았지만, 시간이 오래지나니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처음으로 회사사무실 경리로 호봉 75만원을 받고 연장근무를 하였는데,

철없던 때라서 이것저것 따져보지 않고 시키는대로만 하는 철부지였다.


"야, 거래처 손님오셨어. 커피 좀 내와."

"네..."


모든 걸 군말없이 해왔지만, 혼나는 것도 일이라고만 생각했다.

토요일 격주근문에.. 평일엔 연장근무..


그렇게 4개월간 버티던 회사는 더이상 직원을 두기 싫어서 

가장 나이 어린 나는 짤려야만 했다.

(오랫동안 행복했을 것 같은 그들은 내가 나간 후에 얼마지나지 않아 뿔뿔히 흩어지면서 다른 길을 가고 있다.)


그 이후로 마음먹고 가본 초등학교행정실은 3개월 계약직. 그리고 3개월 연장 계약직.


막상 계약 기간이 끝나니, 뭘해야 될지 몰랐었다.


그래서 친구따라 들어간 공장에서 2주만에 어이없는(?) 구조조정으로 또 내보내졌다.

(나를 짜르던 공장사장은 부도로 고생하다가 친구가 얼마 전 마을버스 운전하는 모습을 봤단다.)

한동안 사회생활이 싫었다.

마음 다잡고 공부를 해야겠다고 해서 가장 눈에 들어온 건, 외국어!


"그래, 내가 영어를 배워서 외국에 살면 이 모든 속박에서 벗어나겠지!"

그때부터 도서관을 매일같이 드나들며, 구입한 영어책을 펴서 들으면서 공부하기도 하고,

집에 있을 때면, 미국영화를 자주 보면서 영어실력을 익혔다.


그리고 대학에서 전공한 영어 덕분에 학원에서 아이들도 가르치면서 보람을 느꼈지만,

내가 일하던 학원조차 녹록치 않아서 그만나오라는 통보를 들었다.

당시 월급을 여러 번 제 때 못 받았다.

당시, 내가 못해서 짤렸을 거라는 자책감과 실망에 나 스스로가 못났다고 생각했다.

(지금 그 학원은 어린이집까지 있었는데, 다른 학원으로 확장하다가 소리소문없이 사라졌다.)


시간이 지나도 해답이 나오지 않아서 필리핀에 장기간 체류했었다.

그 계기로 쭉 살다가, 이번에 한국에 오면서 깨달은게 너무 많다.

나이 삼십대 중반의 노처녀는 일자리 구하기 힘들고, 나이 30세미만까지, 공인어학점수, 4년제 대졸,

동종업계 근무 경력을 보는 나는 기준에 못 미쳐서 수시로 뜨는 알바공고만 봤다.

마찬가지로 대한민국에서는 여전히 스펙이 갑이다.


"나의 가치성을 이 세상사람들이 깨닫기에는 너무 많은 시간과 돈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이 스타벅스 로고가 좋다. 스타벅스에서 시간을 보낼 때 내가 유일하게 갑질하는 시간이다.



필리핀도 예외는 아니다.

나의 이야기를 하나 보태자면,

필리핀 현지 BPO 회사에서 유독 곧은 자세로 일하는 어린 친구가 있었다.

본인은 어린 나이에 자신이 잘해서 인정받았다고 생각했는지, 

누구든지 자기보다 잘하는 사람들을 견제하고, 남의 잘못을 심각하게 드러내면서

자신의 잘못을 감추는 교만함이 보였다.


누구든 실수는 하지만, 

타인의 실수는 죄악이었고, 자신의 실수는 남을 위한 희생이었다.

나보다 나이 10살 어린 친구가 그러니, 그저 안타까운 마음으로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언제는 피가 거꾸로 쏟을 만큼 화가 난 적도 있었다.


자그마치 6개월이란 시간동안 BPO가 생긴 사상 나에게 최악의 점수를 안겨 주었다.

그래서 조용히 끝내려고 했지만, 지나고보니...

본인 스스로도 거짓과 욕심과 교만이 갑질을 하게 되고,

가장 어린 나이에 재빨리 승진해서 권력을 부려먹는 것을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등 떠밀다시피 그 자리를 나오게 되었다.


누구도 나에게 칭찬을 하지 않으니, 

나는 점점 일할 의욕이 생기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때 굳이 열을 안내도 됐을듯 싶었다.


"사람은 뿌린대로 거두니까..."

(최근 소식을 들어보니, 내가 일한 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나를 포함해서 나가게 되서 얼마 전에 한국인모집 글이 올라왔다는 것을 현지친구를 통해서 들었다.)


그래도 나의 행복을 위해서 지난날 많은 희생이 필요했기에 

지금의 내가 있고, 앞으로의 내가 있다는 것에 행복하다.


중학교 때 학생주임 선생님께서 늘 하시던 말씀이 생각난다.


"천재와 바보는 종이 한 장차이일 뿐이야..."


하지만 그 종이 한 장차이가 이라는 거다.

대단한 스펙과 대단한 재력을 자랑한다고 하지만, 

돈으로도 살 수 없는 행복이고, 갑질이 그저 낙이다.


얼마 전 만난 내 고등학교때 친구가 이런 말을 했다.


"내 주변에 하도 어렵게 사는 친구들이 있으니, 우리라도 잘 살자. 그게 이 사회를 바꾸는 거다."


맞는 말이다. 

내가 바뀌어야 세상이 바뀐다는 것.

그 말에 큰 동기부여를 안고 있다.


그래서 순간 한 문장이 스쳐 지나갔다.


Success comes from so many fails.

Fail comes anyway.

Don't give up.


성공은 수많은 실패로부터 온다.

어차피 실패는 온다.

포기하지 말자.


죽기 전에 언제 누가 무슨 일이 생길지 아무도 모른다.

그러니 사람들을 함부로 판단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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