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겐 몽골인 친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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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도...

한참 사회적응기에 들어가면서 나름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그 당시 유일한 대책은 내가 살고 있는 곳을 떠나서 새로운 곳을 가고 싶다는 생각이 떠올라서, 주변인에게도 물어보고... 인터넷으로 여기 저기 검색을 하면서 정말 어디를 갈지 고민을 많이 했었다. 지금 살고 있는 필리핀생활도 전에 비해서는 나름 만족스럽지만, 무엇보다 큰 걱정없이 평화롭게 살고 싶어서 나를 안정시켜줄 평화로운 곳을 더욱 원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주로 가던 도서관에서 여러 여행가이드북을 찾아보다가 눈 앞에서 발견한 책은 "몽골에 관한 서적"이었다.

무엇보다 평화로운 몽골의 게르(몽골 전통 텐트집)가 그동안 꿈꿔왔던 곳이라는 직감이 스쳐지나가면서 몽골로 가기 위해 자원봉사, 선교 등등 여러가지 수단을 이용해서 해외생활을 꿈꿔왔다.

하지만, 내가 그 황무지 땅에서 무슨 일을 하면서 먹고 살 것인가? 생각만 하면 할수록 더 답이 안 나와서 몽골에 관련된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그 나라 언어와 문화에 대해서 호기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몽골어 온라인 강의를 듣기 시작했다. 매일 30분씩 몽골어 강좌를 들으면서 몽골어 글자와 기본 인사 정도는 익힐 수 있었지만, 독학을 하다보니 한계가 생겨서 온라인 카페에서 원어민을 찾다가 누군가가 올린 몽골어 과외 모집글을 보면서 관심이 생겨서 용기 내어 연락했다.

"저의 여자친구는 몽골인인데, 대학교 석사과정을 준비하고 한국에 1년 정도 살아서 한국말도 곧잘하고 하루 한 시간씩 과외 시켜 드릴 수 있어요."

한국에 살고 있는 몽골인 여자친구의 용돈 마련을 하기 위해서 몽골어 과외 학생을 모집한다고 했는데, 그런 남자친구의 아이디어가 기발했다. 그리고 물어볼 것도 없이 여자친구를 소개시켜 달라고 했다. 솔직히 몽골인은 처음 만나서 굉장히 신기하기도 하고, 한국 사람도 태어나면서 몽고반점이 있는 것처럼 생김새도 비슷해서 진짜 몽골인 맞냐고 몇번이고 되물었다.

거기다가 한국에 일년정도 있었지만, 한국어 의사소통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그렇게 한시간 정도 수다를 떨다가 그 다음 주에 몽골어를 배우기로 시작했다. 그래서 몽골어 첫걸음 책도 구입하고 만날 때마다 수업 외에 여러가지 질문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가끔씩 티타임도 갖게 되면서 주말마다 몽골인 과외 선생님과 종종 만나서 이야기도 하면서 친해졌는데... 더 그 친구에 대해서 궁금한 점이 많았다.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대학교 출신에 경영학을 전공하고, 외국계 회사에서 일하면서 출장도 다니고, 한 때 잘나갔는데 왜 한국에 왔을까?"

그리고 영어, 한국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데 한편으로는 한국생활이 적응이 힘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잘 버티고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친구는 말했다.

"엄마때문에 한국에 오게 됐어. 동생은 한국에서 외국인 노동자로 일하다가 남편을 만나서 결혼했고, 엄마는 그 전에 가족생계로 한국에서 와서 호텔 청소부로 일하고 있지."

"아 그렇구나."

당시, 한국인 남자친구가 있었고, 결혼까지 생각하면서 진지하게 연애 중이었다. 하지만 매번 그들의 말다툼이 잦아졌고, 고민이 있을 때마다 나에게 연락을 했었다.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은 딱히 없었다. 둘의 관계를 잘 모르기 때문에 듣고만 있어줄 수밖에 없었지만, 그러면서 종종 만나게 되었고.. 내 주변 친구들도 소개 시켜주니, 친구들이 몽골인이라고 무척이나 신기해했다.

거기서 그 친구가 마음을 서서히 열기 시작하면서 외국인 친구와 진짜 친구가 될 수 있다는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었다. 지금은 멀리 있어도 잊지 않고 무슨 일이 있으면 연락한다. 그 친구와 친해지면서 여건과 상황이 되지 않아서 몽골로 가는 꿈은 멀어졌지만, 그 과정 가운데 한가지 큰 것을 얻었다면, 생애 처음으로 몽골인 친구를 만났다는 것이다.

나는 사람 만나는 것을 무척이나 중요시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그게 가장 큰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우정을 이어나가다가 몇년 뒤, 필리핀에도 만나도 싶었던 친구들도 있었고, 새로운 경험을 하고자 몽골 대신, 필리핀을 선택했다. 그리고 한국에 들어가면 꼭 한번씩 만나면서 대화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전에 만난 한국인 남자친구와는 아쉽게도 헤어졌다고 한다. 그리고 30대 초반의 싱글녀이지만, 여전히 당당하다. 그리고 얼마 후에 몽골에 다시 돌아가게 되서 만날 시간이 별로 없었다.


그 친구가 몽골에 돌아가고 자주 연락을 하곤 했다. 더욱이나 최근에 더 기쁜 소식을 듣게 되어서 나도 덩달아 기뻤다.


작년에 고국으로 돌아가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남편을 만나고 임신을 했단다. 이보다 더 기쁜 일이 없을 것 같다. 그리고 출산을 앞두고 더 기대에 차서 새로운 가족을 만나는 엄마의 마음은 다 이런가보다. 설레이는 마음으로 종종 대화를 주고 받았다.




먼 곳에서 서로 안부를 주고 받아도 대화 속에서 느낄 수 있는 우정.

나는 정말 인복이 많은 사람임이 분명하다.






그렇게 출산을 하고서 서로의 기쁨을 나누면서 더 큰 힘이 됐다.

사실 작년에 교통사고만 아니었다면 그 친구때문에 몽골에 가려고 생각도 했었다.

마침 그 친구가 먼저 보고싶다고 연락을 해서 나를 생각해주는 그 마음이 너무 고마워서

종종 이야기도 하고, 어린 시절 호기심에 만난 외국인 친구가 이렇게까지 인연을 이어나간다고 생각하니,

소중한 인연에 더욱 감사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토록 가보고 싶었던 몽골은 이제껏 가본 적이 단 한번도 없지만, 몽골인 친구과의 우정으로 조만간 가볼 계획이다.

꼭 가야지!


조금만 기다려.. 곧 갈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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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Comments,   0  Trackbacks
  • 몽골하면 넓은 초원의 그림같은 게르가 생각나요...
    몽골인 친구도 필리핀 친구도 마음이 통한다면 다 좋은 친구죠.
    피치알리스님은 사람과의 만남에 있어서 진심을 잘 보여주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새로운 친구들도 잘 만나고
    먼 타지에서도 잘 생활하고 있는게 아닐까요...?!
    제가 많이 배워야겠네요^^
    • 정말 그렇게 말씀해주시님 감사할 따름이네요. 사실 예전부터 외국인친구들을 만나는게 소원이었거든요. 그래서 관심을 가지고 만나니깐 생각대로 잘 되더라구요. ㅎㅎ 그럼으로 인해 오랫동안 우정을 유지할 수 있구요.
  • 와..정말 소중한 인연입니다. 그 인연이 오래도록 유지 될수 있도록 저도 기도할게요. 아름다운 사람은 주변에 큰 영향력을 미치죠. 아마도 피치알리스님이 그런 분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정말 아름다워요. 그 우정도 그리고 글 속에 담겨진 알리스님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달이 되네요.
    저도 그 심정 알것 같습니다.
    영어로 나눈 대화를 봐도 얼마나 그분을 소중히 생각하는지 알 수 있을것 같구요. 친구분에게 축하한다고 전해주세요. ^^정말 사랑스러운 아가 모습이네요. 여자는 엄마가 되었을때 다시 태어난다고 합니다. ^^
    • 데보라님은 저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읽어주시니 그 부분에 정말 큰 배려심이 느껴지네요. 제 글을 이렇게 읽어 주시는 기 누군가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됩니다..거기다 좋은 말까지 아낌없이 해주셔서 더욱이나 감사하구요. 데보라님 말 속에서 진심이 느껴지네요. ^^ 정말 저는 그래서 행복한 사람입니다. ^^
  • 사람 관계는 그런 것 같아요.
    어느 순간 찾아와 평생 좋은 벗으로 남기도 하고...
    또 한 편으론 정성을 다하지만, 내 곁에 있기 힘든 인연도 있고요.
    두 분의 우정이 계속 예쁘게 갔으면 좋겠네요.
    좋은 인연..오래오래 ^^
  • 피치알리스님께서 인복이 있으신것 보다는
    사람인연을 소중히 생각하고 감사하게생각하시기때문라 생각해요..!! 몽골친구분 건강하게 득녀하신거 축하드리고 꼭 만나러 가실 기회가 되시어 행복한만남가지시고 아름다운 인연 오래오래맺어거시기를요~!!
  • 저도 시애틀 살 때 울 첫째 친구네 엄마인데 몽골에서 이민온 분을 만난 적이 있어요. 몽골분들 사람 좋더라구요. ^^
    친구분 딸을 출산해서 정말 행복하시겠어요. 아가가 너무나 이뻐요. 이뻐이뻐~ 저는 갓난 아기를 보면 지금도 아이가 넷인데 자꾸 더 낳고 싶어져요. 그래서, 참아야 하느니라~~~ ^^;;
    친구분과 연락하실 때 제가 전하는 축하인사도 전해주세요. 아기가 아주 이쁘다고, 산모도 한 미모 하신다고도 전해주시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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