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생활기 > 필리핀 부잣집 친구의 생일에 초대받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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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생활기 > 필리핀 부잣집 친구의 생일에 초대받다.

피치알리스 발행일 : 2016-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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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에서 부잣집친구의 생일파티 어떻게 할까?


오늘 포스팅은 필리핀에서 일반적이진 않지만, 한편으로는 친구생일잔치를 통해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어서 좋아서 꼭 기억에 남겨 두고 싶었다. 특히나 나에게는 필리핀에 있으면서 필리핀 현지친구들이 많은데 그 중에 가장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친한 친구가 있다. 그 친구는 내가 아는 다른 친구들과 달리 유독 케이팝이나 한국드라마를 좋아하거나 한국문화를 좋아해서 친하다기 보다는 정말 내가 한국인이라도 그냥 친구로써 나를 대하기 때문에 더 마음을 열고 지내는 편이다. 그래서 허심탄회하게 남이 모르는 내 비밀조차도 나눌 수 있는 정도의 친구사이가 되어버렸다. 

그렇기 때문에 그 친구의 생일이 나에게는 더 특별한지도 모르겠다. 사실 그 친구가 필리핀의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로컬쥬얼리회사의 사장의 외동딸이다. 그만큼 매년 그 친구의 생일잔치는 성대하게 치룰 수 밖에 없다. 일년의 한번에 있는 생일잔치 날에는 부잣집 외동딸이라서 부모님의 사려깊은 배려가 있기 때문에 가족들은 물론 친구들을 전부 초대를 해서 대접을 하곤 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던 생일잔치문화와는 너무 다른 편이라서 그리 익숙하진 않았다. 어찌됐든 초대를 받았으면 그 자리에 함께 하면서 함께 기뻐해주고 축하해주는게 예의라고 생각해서 매년 초대받고 밥만 먹고 간 것 같아서 이번에는 조그만 케잌은 준비해 갔다. 생일잔치에 비해서 너무 소박한 선물이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로 작았지만, 의외로 매우 좋아하는 모습에 덩달아 나도 신이 났다. 



우연히 길을 가다가 마주하게 된 한국에서 유명한 빵집 뚜레쥬르에 들려서 마침 친구생일이기도해서 친구와 딱 어울리는 케잌을 샀다.


내가 앉은 테이블. 고급레스토랑 분위기로 정갈하게 테이블이 세팅이 되어 있다. 이번 생일파티는 친구의 집 뒷마당에서 파티를 하였다.


많은 사람들이 축하해주러 있었던 약속까지 취소하면서 고맙게도 생일잔치에 와주었다.


뷔페식 음식하며 웨이터와 테이블셋팅. 전부 친구를 배려한 부모님의 성의가 보인다.




한참을 망설이다가 간 친구의 생일파티

사실 무슨 가족행사가 있을 때마다 친구의 초대에 받아서 친구의 부모님은 자주 뵙는 편이였다. 하지만, 늘 받아만 먹는 것같아서 죄송한 마음이 너무 많이 들었다. 아무리 내가 외국인이라고 하지만, 최소한의 성의를 보여야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끔은 작은 성의라도 보이긴 했지만, 그렇다고 내 성의가 받은 거에 비해 특별하게 눈의 띄는 건 아니었다. 그래서 초대를 받아도 망설여진 것 같다. 이태껏 내가 살면서 생일잔치를 하더라도 이렇게까지 사람들을 불러놓고 크게 잔치를 한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그런 나에 비해 친구는 매년 본인의 생일잔치를 부모님이 이렇게 준비해 주신다. 내가 환갑이 되어야 기대할 수 있는 생일잔치가 아닌가 하는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필리핀의 부자들은 여유가 있으면, 이렇게 많은 사람들과 함께하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생일잔치에 가는 길.. 차가 많이 막혔다. 집이 빌리지안에 있기 때문에 택시를 타고 가야만 했다. 그래서 예상보다 1시간이나 넘게 늦었다. 사람들은 이미 식사를 하고 있었고, 늦음에도 불구하고, 설레발치며 친구의 부모님이 나를 맞이했다. 

사실 친구의 부모님은 오랫동안 해외에서 사업을 하셔서 영어를 하시긴 해도, 타갈로그를 사용하는 걸 더 선호하신다. 그래서 뵙자마자 나에게 던진 질문이.. 

"타갈로그 가능하니?" "영어로 말하면 답답하니 타갈로그로 대화하자..."

"물론이죠. 타갈로그로 말할 수 있어요."

더불어 친구의 아버지는 어떤 외국인선교사가 타갈로그어를 유창하게 하는 모습을 봤단다. 그런 얘기를 들으니, 내심 기대하시는 눈치셨다. 필리핀에 있으면서 나는 항상 어른들을 만날 때면, 영어보다 타갈로그어를 사용하려고 노력한다. 그래야 더 정이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다. 



마치 결혼식 이후에 이브닝파티를 하는 분위기였다.


조금씩 먹음직스런 음식을 내 접시에 담았다. 집에서 손수 친구네집 메이드가 요리하여서 그런지 밖에서 사먹는 것보다 더 맛이 있었다.


마침 친구의 조카와 비슷한 시기에 생일을 맞이해서 내가 산 케잌으로 생일 초를 불었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해서 이 시간이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이번에는 친구들을 제외하고 온 가족이 함께하는 생일축가를 불렀다.



이렇게 행복한 가정을 보니, 나도 내심 앞으로 많은 사람들과 행복한 순간을 나누고 싶다는 아주 작은 소망이 생긴 것 같다. 현재에도 역시 그런 생활을 누리는 것 같다고 생각이 들긴 하지만, 아직은 2%로 부족하다. 그래도 나같은 경우에는 필리핀에 와서 힘든 일도 셀 수 없이 많았지만, 그만큼 값진 친구들을 얻었다. 어딜가도 인복이 타고 난것도 참 큰 축복이다. 필리핀에서 인복은 가족보다 더 끈끈한 관계로 발전이 되었다. 

친구네 쥬얼리샵은 마닐라에서도 가장 큰 쇼핑몰에 여러군데가 있는데 어느날은 익숙한 간판이 보여서 발길을 멈추고 사진을 찍었다. 필리핀에서도 쥬얼리장인이 손수 만든 쥬얼리라서 그 값어치가 엉첨 나다. 



쇼핑몰에 가면서 우연히 한두번씩 지나치게 되는 쥬얼리샵. 이곳이 친구네 집이 운영하는 쥬얼리샵이다.


주로 웨딩상품이 잘 나가는데 현지에서 웨딩관련상품을 잡지에 장식할 정도로 유명하다.



그렇게 늦은 밤까지 식사를 하고 집에 돌아왔다. 친구 부모님이 뷔페에서 먹은 음식까지 챙겨주셨다. 몇일동안 먹을 수 있는 충분한 양의 음식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곰곰히 생각했다. 필리핀에서 부자라고 해서 정이 없고 나와는 정말 다른 세상의 사람들이 아니구나. 뭐. 사람하기 나름이겠지만, 왠지 모르게 부잣집 친구네 부모님에게 정을 느낄 수 있었다. 그 정이 가난한 사람들이 베푸는 정과는 다르게 다가왔을지라도, 역시나 사람들은 같은 한 세상에서 같이 살아가는 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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