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사람들이 자주하는 핑계 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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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사람들이 자주하는 핑계 3가지

피치알리스 발행일 : 2017-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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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현지회사에서 일을 하다보니,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되고 무엇보다 현지생활하는데 있어서 큰 도움을 받기도 한다.

우선 서두부터 말하자면, 필리핀 사람들은 정보가 늦는다거나 수동식으로 수용하면서 일을 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예를 들어 보스가 뭐라고 말하더라도 그대로 "Yes, Sir!"이라고 말하고 그래도 수용한다. 물론 그게 맞던 틀리던 상관이 없고, 맡은 일에 충실히 한다. 그렇지만 그게 다 좋을 순 없다. 때로는 건의할 수 있는 상황이 왔어도 피해나가기 위해서 자신의 목줄을 생각하고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냥 "오케이"하는 것과 똑같다.

그런 순수한 면이 좋다. 하지만 그 중에 뻔히 다 드러나는 거짓말을 서스럼없이 하는 경우를 몇번 봤다. 그리고 누구나 본인의 불이익을 방지하기 위해 핑계를 댄다. 하지만 이게 필리핀이 아니라 나에게도 해당된다는 사실에 많이 놀랐다. 그들이 자주 하는 핑계가 뭘까?




1. 가족들 핑계

처음에는 현지인들이 나를 보고 누구나 친근하게 다가와서 기분이 좋았다. 그래서 종종 현지친구들과 대화도 하고 그러면서 조금씩 친해졌는데, 언제는 한친구가 비밀이라면서 이런 말을 하는 거다.

"이건 비밀이야. 너한테만 얘기하는 건데, 몇년 전 엄마가 돌아가시고 아버지가 많이 아프셔서 일을 못해서 동생들 학비 마련하느라 나는 대학교를 못 마치고 콜센타에서 일하기로 결심했어. 그리고 내가 일해서 월급타면, 아빠병원비로 다 나가서 이번에도 고향에 갈돈이 없어. 알잖아. 이런 얘기하면 친구들이 뭐라고 할지 모르겠어."

눈물을 글썽거리는 그의 눈망울에서 진심이 느껴졌다. 

나는 그래서 얼른 지갑에서 돈을 꺼내서 지갑에 있는 돈을 다 주었다.

"자 여기, 친구끼리 이런 얘기도 할 수 있는 거야.. 너무 힘들어 하지마. 힘내."

"고마워 친구, 무슨 일이 있더라도 이 은혜는 꼭 갚을께!"

내가 의미있게 도와주면 기분이 뿌듯하지만, 그런 이후 그 친구는 도움을 받아서인지 한동안 얼굴을 펴고 지내다가 이상하게 나와 서서히 멀어졌다. 나는 작은 도움이라도 도움의 손길을 뻗는다면 주저없이 도와주는데에 만족한다. 하지만!!! 이건 정말 위험한 행동이다. 그들이 도움의 손길을 자처한다면 첫번째 가족 핑계는 근거 없는 이야기일 수도 있다.

대부분 필리핀에서 조금 여유가 된다 싶으면 집에 메이드를 고용한다. 하지만 메이드들이 선불을 요구할 때 가장 많이 하는 핑계는 가족이 아프다고 핑계를 댄다. 그리고 한번 돈을 빌려주기 시작하면 받은 다음에 깜깜 무소식이다.


2. 가지각색 질병들

이건 어디까지나 필리핀 사람들에게만 해당되는 핑계는 아닌 것 같다. 하지만, 누군가가 이런 핑계를 댄다면 가장 먼저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는 확인서류가 필요하다. 그냥 넘어간다면 금물!

직장에 일하면서 같이 일하는 상사가 출근을 안 한 것이다. 걱정되는 마음에 전화를 하고 문자를 보내도 연락불통이다. 무엇보다 일처리할 때는 상사의 결재가 필요해서 꼭 연락이라도 해야 되는 상황이었다. 답답한 나머지 문자라도 남겼다.

"안녕? 오늘 안 오는 거니? 나 확인해야 될 게 있는데.. 무슨 일있니?"

그래도 답변이 없는 것이다. 그리고 다음 날이 왔다. 활짝 웃는 모습으로 나타나더니, 다시 제자리에서 일을 하는 것이다.

"어제 걱정했는데 무슨 일 있었니?"

"아, 어제 좀 아파서 핸드폰 꺼두고 있었어.."

아무리 아프다고 하지만, 아무런 소식없이 안 나오는 건 이해가 안간다. 몸살이 아니고 피곤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을텐데... 하지만 내가 직장 상사에게 뭐라할 권한은 없다. 무엇보다 최근에 나에게 무례하게 대하는 상사가 있었다. 언제는 출근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몸이 아파서 회사 수면실에서 꼼짝도 못했었다. 하지만, 정신을 차리고 사무실에 들어왔다. 20분이 지나서 들어오니 분명 지각이다. 그래서 그 상사에게 한 소리를 들었다. "너의 게으름이 여러 사람을 피곤하게 해!"라고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는 게 아닌가. 물론 내 잘못이긴 하지만, 사람들이 다 보는 앞에서 망신을 주는 말은 비도덕적인 행동이다.

그래도 나는 아무 대꾸도 안했다.

그랬던 그녀가 무단 결근하고 얼마 전에는 반나절 뒤늦게 출근하는 거다.

그 사유는 "이빨이 아파서..."

배꼽이 빠지는 줄 알았다. 나는 명확한 병명을 댈 수 있지만, 그녀의 사유는 명확한 근거가 되지 못한다. 그리고 그녀에게 질문을 할 때마다 대는 핑계가 이렇다.

"저기 나 이빨 아파서 더 말을 못해..."

물론 치통이 심할 수도 있겠지만... 회사에서 직급이나 명분이 따로 없는 나는 그냥 가만히 있을 뿐이다. 누구나 아프다면, 아프다고 핑계는 댈 수 있다. 내가 권위가 없기 때문에 대놓고 뭐라할 수 없지만, 그 바로 다음 날, 다른 상사가 사무실에서 코골음이 들릴 정도로 골아 떨어진거다.

그말을 했던 그녀는 민망했는지 그 상사를 깨웠다. 몇일 전 나에게 한 말이 굉장히 찔렸을 것이다. 뿌린만큼 거둔다는 말이 맞다는 상황을 보여준다.




3.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가끔 볼일이 있어서 관공서에 가던가 현지회사에 입사하기 전에 면접을 봤었다. 주변 사람들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관공서에 가면, "기다려 주세요." 하고 한시간, 두시간이 지나도 기다리다가 담당자가 없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곤욕을 치른 이야기를 하였다. 한번 쯤은 현지에 일하고 싶어서 현지 회사에 입사 지원을 했다.

그리고 인터뷰날짜 잡혔다고 제 시간에 준비해서 갔다. 준비하라는 서류를 다 들고 갔지만, 인사과 담당자는 아직 출근을 안했단다. 그리고 그녀가 출근할 때까지 기다리란다. 내가 도착한 시간은 오후 1시인데 오후 3시에 출근한다고 한다. 2시간이나 기다리라고 한다. 어쨌든 결국엔 면접을 무사히 봤다. 결과는 다음 주에 알려준다더니, 3주나 지나도 연락이 없어서 내가 참다못해 전화했다. 

그리고 한다는 소리가 연락한다는 걸 깜빡했단다. 그리고 다음 날 오란다.

그리고 갔다. 그리고 건강검진에서 시력이 안좋아서 안과에 가서 진단서를 받아야 한단다. 그리고 안과까지 가려고 했는데, 다른 사람이 전화해서 서류절차 얘기하고 혹시나 해서 안과가서 꼭 진단서 받아야 되냐고 물어보니, 안 가도 된단다.

헐... 이건 뭐지?

암튼 이건 어디까지나 내 이야기다. 내 경험상 3가지로 축약할 수 있으나, 이런 핑계는 누구나 댈 수 있다. 이 글을 쓰면서, 나도 그러지 않았는지 내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필리핀에 살고 있는 한, 이해가 안 가도 참을 수 밖에 없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는 것과 마찬가지다. 단지 살아온 환경과 방식이 다를 뿐... 사람사는데는 다 똑같다.

이상하게도 필리핀에 있는 한국인들은 이런 환경에 적응이 안 되서 뭐라 하긴 하지만, 어찌됐든 여기는 한국이 아니라 필리핀이다. 외국인인 내가 이 모든 것을 바꿀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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