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직딩일기 > 다시 마주한 우리들. 이젠 웃으며 안녕!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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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직딩일기 > 다시 마주한 우리들. 이젠 웃으며 안녕!할 때

피치알리스 발행일 : 2016-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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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으면서 다시 마주한 우리들

10개월간 필리핀 BPO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아쉽게 일을 못하게 되서 나온 바람에 내심 마음속으로 걸렸었다. 예전처럼 매일같이 함께할 수 없는 사람들을 오랜만에 보자니, 조금은 망설여지기도 했다. 필리핀에서 갑자기 일을 못하게 된 건 다른 사람들뿐만 아니라 나에게도 너무나 타격이 컸었다. 워킹비자는 진행도 안된 상태였고, 거기다가 새집으로 이사 오느라 돈을 너무 많이 쏟아 부운 바람에 돈때문에 요근래 엉첨 시달렸었다. 하필이면 매달 꾸준히 나가는 돈도 있는데 더군다나 직장도 못 다니게 되는 판이라 경제적으로 심적으로 고통이 말이 아니었다. 

그래도 그런 상황을 피할 수는 없었다. 마주하면서 대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서 다른 생각 안하고 온전히 기도로 위기의 상황을 대처해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감사하게도 기도의 응답이 왔다.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다르다.'라는 마음 속의 큰 감동이 오면서 주저하지 않고 계속해서 다른 어떤 일이라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새로 일자리를 구하는데 신경을 썼다. 남들에겐 쉽게 주어질 수도 있는 기회라고 생각될 수 있지만, 나에게는 모든 과정이 순탄하지 않게만 느껴졌다. 

필리핀 BPO회사에 일하는 것이 관심분야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7년동안 해외생활을 갈망하면서 기도끝에 필리핀에 가기로 결정한 상황이라서 후회하는 한이 있더라도 이곳에서 신앙인으로써 제대로 주를 증거하겠다는 일념하에 비행기에 올랐던게 어렴풋이 기억난다. 그리고 이곳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 특히나 한국인들은 BPO회사에 일하면서 만난 친구들이라서 너무나 공감대도 같았고, 금방 금방 친해지게 되었다. 각자 다른 목적으로 필리핀에 오게 되었지만, 직장이라는 한 울타리에서 우리는 같은 친구였었다. 

그리고 바로 그날이 왔다. 직장을 나온지 3주나 지나서 다시 마주한 우리들. 그동안에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자유롭게 털어놓았다. 늘 만나면 한국식당부터 찾아서 갔는데 오늘도 어김없이 한국식당을 찾았다. 



그동안 너무나 그리웠던 한국음식. 특히나 이렇게 많은 반찬을 언제 먹어보나 싶을 정도로 내 입맛에는 꿀맛이었다.


비빔밥은 식당에 가면 필수로 주문한다.


순두부찌개. 같이 함께한 현지친구를 위해서 주문한 순두부찌개. 한국식당갈 때마다 현지친구들이 가장 좋아하기도 한다.


이건 돼지국밥. 향토적인 맛이 나서 좋았다. 마치 필리핀에 있다는 걸 잊게 해주는 것 같았다.


족발은 필리핀에서 흔히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아니라서.. 가격이 좀 나가는데도 불구하고 주문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서로 그동안 어떻게 지내고 있었는지 이야기꽃을 피워 나갔다. 그러면서 정신없이 한국음식을 먹는데 초집중을 하느라 서로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기억이 나질 않았다. 그동안 집에서 어설프게 있는 재료로 해먹었던 한국음식 맛과 달리 오랜만에 푸짐하게 제대로 된 한국음식을 먹었다. 같이 온 친구들도 만족스런 모습이었다. 

특히나 전 직장에서 손가락안에 꼽을 정도로 친한 친구들이 몇몇 있었는데, 이 자리에 함께한 필리핀인 친구는 한명이었고, 나머지는 한국필리핀 혼혈친구 그리고 전부 한국인이었다. 이상하게도 한국과 필리핀은 조합이 잘 맞는 것 같다. 한테이블에서 같이 식사를 하다보면, 한국어 영어 타갈로그어 섞어서 대화를 하는데.. 서로 대화하는데 문제가 전혀 없다. 




필리핀친구 Krista. 한국드라마를 보면 환장할 정도로 한국드라마 매니아이다.



한국인들에게 필리핀인들은 어떻게 보일지 몰라도 나에게는 특별하다. 사람을 잘 믿기 힘든 해외에서는 특히나 현지인들과 친구가 되는 일은 쉽지 않다. 그래서 처음에 일을 시작하면서 필리핀 현지인들과 거리를 두면서 일을 했다. 하지만, 다 그런 건 아니다. 누군가의 입으로는 경험상 필리핀인들과는 친구가 될 수 없다고 하지만, 내생각은 다르다. 어딜가도 마음이 통하면 친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곳에서 좋은 친구들을 만났기 때문에 내 인식관이 많이 바뀌었다. 

더군다나 이 날, 전 직장에 퇴사도 안되어 있는 상태였고, 사람들도 만날겸 해서 여차저차해서 오다가 우연히 어카운트매니저와 마주쳤다. 내가 처음에 봤을 때 가장 인상적였던 그의 이미지는 여기서 흔히 볼 수 없는 깔끔한 정장을 입은 젠틀맨 이미지였다. 그리고 그는 다른 필리핀인과 달리 피부도 하얘서 중국인으로 오해받기 쉽상이다. 외모로 보나, 능력으로보나, 어디하나 빠지지 않는 능력있는 사람이다. 마지막날이 되었던 그때, 어카운트매니저가 안좋은 소식을 통보한 이후로 마주할 수 없었는데 오랜만에 보니 반가웠다. 본인도 그날 여러 한국인들을 불러놓고 그런 통보를 하는게 싫었단다. 너무 갑작스러워서 모두가 황당한 상황이었는데, 본인이 선택할 수 없었던 상황이라서 안좋은 소식을 전하는데 모두와 눈도 마주칠 수 없을 정도로 피하고 싶었단다. 그래도 모두가 알아야 되는 상황이기에 그렇게 말한 것 뿐인데 다른 사람들이 뭐라할지라도 다 이해가 간다고 말했다.  

그래서 나는 당신의 결정이 아니니 괜찮다고 말했다. 그 덕분에 더 조건좋은 직장을 찾았고, 그냥 전해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런 상황을 이해해줘서 고맙다며 새삼스럽게 잘 지내라고 포옹을 하면서 웃으면 인사를 했다. 갑작스런 포옹이라 약간은 놀라기도 했지만, 왠지 웃으면서 인사하니 마무리가 깔끔한 것 같아서 이제야 한시름 놓은 것 같다. 그 이후에 가볍게 저녁식사를 하고, 돌아서는 길에.. 무엇을 하든지.. 어디를 가든지.. 주님의 뜻대로 가면 절대 실패할 일이 없다는 큰 깨달음이 왔다. 큰 시련을 통해서 극복하는 과정가운데 얻는게 너무 많다. 그래서 항상 뭐든지 하나님의 계획이 어떻게 될지라도 존중할 수 밖에 없음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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