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런 기대를 할 수 없는 필리핀의 직장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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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기대를 할 수 없는 필리핀의 직장생활

피치알리스 발행일 : 2017-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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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나라마다 문화도 다르고 사람들 성향도 다르다.

필리핀에서 직장 생활하면 여러 가지 황당한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이미 현지 회사에서 일한 지 10개월째... 하지만, 이미 마음을 다 내려 놓았다. 지금은 그냥 물 흐르듯 시간이 흐르는 대로 따라갈 뿐이다.

내가 하는 일에 대한 장점요소는 많지만 정말 얼마 전에 화나는 일이 있어서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혼자서 속앓이를 했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내 입에서 누군가의 단점을 말하는 건 정말 싫다. 오늘은 이 이야기를 해야지만 그 화가 어느 정도 풀릴 것 같다. 이 성적이 아니라 감성적인 내 성격 탓에 내 마음을 때로는 행동과 말에서 드러나기 때문에 세월이 흐르면서 입에 거미줄 치듯 남에 대해 험담하는 일을 자제해 왔다.

그렇지만, 오늘 이야기는 다르다. 이성적인 것을 떠나서 기본에 벗어난 행동이기 때문이다.

작년 8월, 목숨이 왔다갔다하는 큰 교통사고로 한동안 병원에 입원을 했었다. 그리고 치유되는 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더 큰 문제가 되는 것은 내가 외국인 신분이라서 정식으로 여행자 보험에 가입하지 않기도 했고 직장에 입사한 후로 보험혜택을 받기로 예정되어 있었지만 보험혜택은 여전히 내가 감당해야만 했다.

그리고... 6개월이 지났다.

너무 답답한 나머지... "항상 진행 중"이라고 해서 기다리고 있었지만.. 여전히 오는 답은 똑같았다.

"아니 왜 이렇게 시간이 오래 걸리는 거야? 계약서에 사고보험 혜택이 있다고 말했는데... 이게 도대체 몇 달 짜인 지..."

내가 낸 지출에 비해 그다지 많은 혜택은 아니었지만 최소한의 보장은 받고 싶었다. 그래서 이메일을 보냈다. 매우 심각한 말투로 글씨를 키워서 보냈지만 경고가 날라 왔다. 내 행동이 너무 무례하다고 생각해서 관리자한테 보고를 해서 이런 일이 두 번 다시 있으면 감정적인 싸움으로 연결되면서 나를 더 이상 회사에서 일을 못하게 할 수 있을 수도 있단다. 겉으로 볼 땐, 선한 그들의 표정이 행동에서 180도 변했다. 

 

나에게는 아무런 말이 없다가 결국에는 상사에게 보고해서 내 입장을 더욱 난처하게 하는 거다.

 

그 상황에서 나는 웃으면서 다음부터 안 그러겠다고 말하고 서약서까지 작성했다. 이런 일이 여러 번이 있었다.

"도대체 알다가도 모르겠네..."

어찌 됐건 그건 그렇다고 치자. 더 문제가 되는 건 여기부터다.

 

 

 

이미 서류도 다 제출했지만 벌써 6개월이나 지났다.

거기다가 4주 더 기다려달라고 메일을 받았지만 아직도 깜깜무소식이다.

그래서 팀장을 불렀다.

 

"잠깐, 얘기 좀 할 수 있을까?"

"무슨 얘기? 시간 없으니까 빨리 좀 끝냈으면 좋겠어.."

"알겠어.. 10분만..."

"내가 사고 난지 벌써 6개월이 흘렀는데 보험료를 못 받고 내 지금 월급으로 감당하는 이상으로 병원비지출도 많고... 원래 HR에서는 3개월 전에 보험료가 나온다고 했는데, 지금 너무 시간이 흘렀어. 혹시 얼마나 더 기다려야 되는지 업데이트해줄 수 없을까?"

"알리스, 그들은 널 도와주려는데 왜 이렇게 자꾸 물어보니? 이렇게 물어보는 건 무례인지 모르니? 너의 행동은 지금 전문성과 거리가 멀어. 기다리면 해주는데 왜 자꾸 그러는 거야?"

"사실 그동안 지출이 심해서 많이 힘들었는데 내가 너한테 처음 얘기하는 거라서 이런 부분은 이해 안 갈지도 모르겠지만, 그냥 들어주고 그들에게 내 상황을 보고했으면 좋겠어..."

"그들도 도와주고 있어. 네가 물어보는 게 이상한 거야. 그렇게 오래 기다리는 게 싫으면 너는 이 회사에서 일할 수 없어! 원래 이런 거니까 이제 더이상 안 물어봤으면 좋겠어. 너 지난번에도 물어봤잖아?"

"응, 그런데 벌써 4주나 지났어. 나는 적어도 업데이트를 바라는 것뿐이야. 내가 현지회사 경험이 많이 없어서 그렇지만 전에는 이런 적이 없었거든. 이렇게 오래 걸리는 거야?"

"네가 그렇게 마음에 안들면, 전 회사로 돌아가던가!"

"알겠어. 한 주만 더 기다려보는데 너가 그런 일을 경험하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나는 그냥 최소한의 책임을 바란 것뿐이야. 앞으로 기대조차 하지 않을게."

 

 

 

나는 단지 물어보고 싶었던 것뿐이지만, 기대조차 해선 안 되겠다. 하는 판단이 앞섰다.

 

 

 

 

 

 

"내가 비전문적인가?"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책임을 회피하는 그녀의 태도가 더 비전문적이고 도를 지나쳤다고 생각한다.

 

필리핀 직장생활에서 노하우를 얻은 것 중에 하나는 "기대를 하면 실망이 찾아온다."라는 것이다. 그들이 보기에는 내가 물어보는 것 자체가 그들에게 짐을 준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이건 적어도 관리자로써 최소한의 배려다.

그런 배려조차 없는 사회에서 기계처럼 일적인 대화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녀는 나에게 말했다.

"너의 감정적이고 개인적인 사유가 여기서는 도움이 될 수 없어! 여기는 필리핀이야!"

그녀 같은 그릇된 생각이 오해를 낳게 해서 사람들에게 큰 상처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해서 지금은 무언의 항쟁을 하고 있는 중이다. 사정상 최소한의 책임감으로 직장과 멀어질 수 없지만, 이것이 과연 올바른 행동인가...?

결국엔 그들의 느린 정보까지 다 내 잘못으로 끝났다.

그러면서 많은 것을 깨닫게 되었지만, 나도 이런 수치스러운 일을 당하면서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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