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향수병을 이겨낼 수 있게 하는 것들
       

한국에서 나고 자라다가 갑자기 해외생활을 시작하면, 견디기 힘든 것 중 하나는 향수병이다.

어디를 가도 낯선 사람들과 마주하고 그 나라의 취향과 언어.. 그리고 음식 등등 너무나 다른 점을 많이 느낀다.

* 한동안 개인적인 사유로 블로그에 소홀히 했지만, 블로그를 운영 안하는게 아니라.. 정말 시간이 따르지 않아서 이렇게 모니터를 붙들고 글 쓸 여유조차 없었던 것 같다.

어찌됐든.. 한동안 블로그를 쉬다가 다시 복귀해서 기쁘다.

필리핀에 있으면서 숱한 질문들을 받아왔다. 30대 여자 혼자서 필리핀이 살만한지.. 가족들이 필리핀에 있는지.. 왜 한국에 안가고 여기서 살고 있는지.. 여러가지 의문들은 풀리지 않았다.

필리핀에 오게 된 계기는 단순히 일때문에도 아니고, 남자를 만나려고 온 것도 아니다.. 그러니 더 질문이 많아진다.. 내가 하고 싶은 건 그저 봉사하면서 어려운 사람들 도우고 그로 인해 복음을 전하는 목적 밖에는 없을 뿐이다. 더군다나 결혼을 하게 되면, 제재받기도 하고 누구든지 평등의 시선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사소한 감정을 주고 나눌 시간조차 없다.

Anyway,


필리핀에 살면서 숱하게 겪어왔던 향수병은 아직까지도 있고, 가끔은 너무 감정적이라서 사람들 만나는 것도 꺼릴 정도였다. 3시간 반이면 비행기로 날라서 갈 수 있는 거리를 2년동안 못갔으니 한국이 너무 그리울 때가 있었다.

밥을 먹어도 제대로 먹은 것 같지 않고, 가족들이랑 영상통화를 아주 가끔 하고... 가끔 같이 일하는 직장동료들이 한국 갔다와서 이것저것 한국에서 가지고 온 것들을 나누어 줄때면, 나도 상상하곤 한다. 그래서 한동안 눈물이 앞을 막아서 혼자서 별의별 생각을 다했다. 그런 와중에 주변 사람들 왈,

"너는 여기 있는 것보다 한국에서 좋은 사람 만나고 다시 와도 되잖어?"


하지만 그게 맘처럼 쉽게 되지 않는다. 남들이 생각하기로는 해외에 있는 이유가 가족 아니면 배우자 아니면 공부 아니면 사업 등등의 목적이 있지만.. 나는 정말 그 어느 것도 속하지 않는다. 그냥 그저 봉사하고 남을 위해서 나를 버리는게 좋아서 그리고 행복해 지고 싶어서 막연한 꿈을 안고 이곳 생활을 하였고, 그동안의 쌓아온 인맥으로 꽤나 많은 사람들과 친해졌다. 현지인 입장에서는 이런 이야기를 하였다.

"언니, 저는 언니가 이 담에 한국가서 살게 될거라는 생각조차 하고 싶지 않아요. 이기적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계속 여기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 말한마디에 감격해서 더 있게 되었다.

사람이란게 때가 있는 것처럼.. 너무 앞날만 보고 가다가 큰 코 다치는 경우가 있어서 그냥 하루하루 삶에 만족하면서 사는 소박한 삶을 꿈꾼다.


첫번째

해외생활을 이길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이 되는 건... 사람들이다.

그 나라 사람들을 한사람씩 알아가고 친해질 수 있다는 것에 또 감사함을 느낀다. 그리고 외국인이라는 인식관보다는 나를 정말 편안하게 대해줘서 더 기쁘고, 때로는 가족같이 생각해서 너무 감사함을 느낀다.


두번째

요리.. 뭐든 먹고 싶은 한국 음식이 있으면 척척 해먹는 수준 정도까지 가서.. 그로 인해 더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방법까지 배우게 되었다.


집에서 열심히 준비한 도시락, 두부 스테이크, 계란찜, 회..

아침에 급하게 준비한 김밥과 오뎅..



세번째,

운동이다. 한국에서는 운동하는 것을 정말 싫어했다. 왜 사람들이 힘들게 고생하면서 운동하는지... 그냥 예뻐보이고 싶어서 다이어트하는 목적으로만 생각했는데, 운동을 하다보니 처음에는 몸이 변하다가 나중에는 만족에 가까울 정도로 운동을 하는 것에 재미가 생겨서 땀을 삐질삐질 흘러도 계속하게 된다. 그러면서 불가능할 거라고 생각했던 차원을 극복하게 되었다.


내가 사는 콘도의 헬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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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Comments,   0  Trackbacks
  • 많이 바쁘시군요.
    바빠서 블로그는 못 챙겨도, 건강은 꼭 챙기세요. ^^
    이 글을 보니 친한 친구의 막내동생이 생각나네요.
    솔로이고, 선교와 봉사로 살아가는.... ^^
    • 네, 한동안 바빠서 게을렀어요. 저의 건강을 챙겨주는 세심한 배려에 감사합니다. ㅎㅎ 향수병이 있어도 이렇게 소통하는게 저의 큰 낙이랍니다. ^^ 희생과 봉사로 사는게 정말 쉽지는 않은 것 같아요. ^^
  • 김밥과 어묵의 조화는 최고네요! 두개 같이 먹으면 진짜 맛있을 것 같아요~
  • 향수병이 고개도 못 내밀겠어요^^
  • 운동도 습관을 들이면 좋은디.. 부럽습니다.^^
  • 피치알리스님~ 오랫만에 반가워요!!
    바쁘게 보내셨군요~~
    저도 사람.요리.운동 그러고 살았네요!!
    특히 달걀후라이 하나 제대로 못하는애가 일본서 한국요리 그리워서 지금은 감자탕끓이고 김치담구고...^^;;
    향수병...돋을때마다 주위친구들 불러 밥해먹으며 풀었지요~
    잘 챙겨드시고 힘내시고 생각하시는 뜻 이루세요~
    • 공감가네요. 향수병이 무섭긴 하지만 얻는 것도 나름 있죠. 보리님처럼 가끔 고향 생각나면, 한국음식을 해먹게 되네요. 이처럼 해외생활이 저에겐 정말 호락호락하지만은 않은 것 같아요. ^^
  • 피치알리스님 글에 공감합니다. 저도 처음에는 정말 힘들었어요. 물론 배우자가 여기 사는 분이라는 점때문에 살수 밖에 없었지만 이젠 어느정도 극복 가능하네요.
    • 저도 데보라님이 걸어왔던 길을 가고 있는 것 같아요. 사실 동남아는 한국인 우대를 잘해주지만, 이방의 문화를 뼛속 깊이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고, 때로는 가족이 보고 싶기도 해요 ^^
  • 주변 지인분의 말이 정말 감동적이네요.
    저런 말을 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점은 그만큼 피치알리스님이 필리핀에 애정을 가지고 열심히 살아오셨다는 걸 반증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향수병 참 힘들죠.
    저도 우즈베키스탄에서 지내던 막바지에는 몸도 힘들고, 비자랑 거주등록 문제도 짜증나고, 매일 '한국 가고 싶다' 를 입에 달고 살았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향수병이었던 거 같아요.
    그래도 현명하게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셔서 다행이네요.
    • 저도 마찬가지예요. 히티틀러님은 우즈베키스탄에서 살으셨다고 하니 정말 대단하게 느껴지는데요? 물론 한국인이 그리 많지도 않을 뿐더러... 정말 다른 문화권 속에서 계셨는데도 불구하고 이겨나가셨다는게 참 존경스럽네요. 저의 경우는 향수병을 이기려고 한국음식을 먹고 울며 겨자먹기로 버텼어요. 그리고 더군다나 한국에 2년동안 한번도 가지 못해서 고향이 더 그리운 걸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런 것을 현지인에게 자유롭게 표현을 못해서 더 답답해서 한국가서 뭘할지 생각하고 있어요. 하지만 쉽게 마음을 비울 수 없는게 사람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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