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현지 BPO 회사에서 경험한 황당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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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현지 BPO 회사에서 경험한 황당한 이야기

피치알리스 발행일 : 2017-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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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의 BPO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BPO에 종사한다. 

그만큼 외국계 기업에서 필리핀의 힘을 빌려서 비지니스에 투자하는 클라이언트가 더 증가했다. 불과 10년전까지만해도 필리핀에서 이렇게까지 BPO산업이 발전하리라고 누구도 상상못했다. 지금은 인도를 능가하는 것 같다. 

그러면서 필리핀 현지인 뿐만 아니라, 외국계 아웃소싱 업체라는 명분을 뒤엎기 위해서 몇년 전부터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 태국어, 인도네이시아어, 베트남어, 스페인어 등등 다양한 언어를 지원하고 있어서 한국인들이 필리핀에 취업하는 일은 예전에 비해 더 좋아졌다. 한국인도 마찬가지로 영어가 꼬리표처럼 따라다녀서 BPO에 종사하려면 대체적으로 영어를 잘해야 된다. 


2015년,

필리핀 현지회사에 처음 입사를 하게 되면서.. 주변에서 익히 들어서 BPO회사에 대해서 어느 정도 짐작은 했는데... 소위 한국에서 말하는 콜센타나 다름이 없었다. 거기다가 한국말로 지원을 하다보니 컴플레인 전화도 적지 않게 있어서 한동안 스트레스를 상당히 많이 받았다. 

"여보세요? 아가씨!! 아가씨 말고 팀장이든 거기 높은 사람 바꿔봐.. 왜 아무것도 모르면서 아가씨가 전화통 붙잡고 있어?"

이런 뉘앙스를 풍기면서 다짜고짜 화를 내는 고객불만에 깊은 생각을 했다. 

수년간 영어공부에 시달리면서 어렵게 외국에 정착했지만, 더 행복해 지려고 온 이 땅에서 왜 내가 이런 소리 들으면서 일을 하고 있지? 

생각만 해도 한숨만 나왔다. 

하루 전화 50-60통을 감당하면서 평생 들어도 모자를 정도의 욕을 BPO회사에 10개월간 다 들어왔던 것 같다. 

"내가 당신네들 신고할꺼야! 이봐! 학생!! 너 알바생이지? 사장 바꿔봐!!!"

얼굴도 보지 않고, 남을 판단하는 기준은 어디에서 온건가.. 그 와중에 한편으로는 남을 배려할 줄 아는 고객과 훈훈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전화 받느라 고생이 많으시네요. 제가 10분 드릴테니, 잠시 쉬시고 말씀하세요."

"제가 너무 심하게 대했네요. 이렇게 끝까지 인내하면서 제 전화 받아주셔서 감사드리고, 이렇게 열심히 사시는 걸 보니 저도 배울 점이 많네요. 꼭 성공하실거예요."

그런 고객들 한마디로 마음 한 켠에 위안이 됐다. 처음에는 콜센타에서 무슨 업무를 하는지 모르고 무작정 시작했고, 3개월간 밤근무를 하면서 미국전화를 받으라고 해서 야간조에 투입되서 하루종일 영어에 시달려야만 했다. 

내가 한국에서 나고 자라서 내가 과연 미국영어를 따라갈 수 있을지가 의문이었다. 그래서 졸린눈 비비며 미국전화를 하루 30통 받았고, 1달간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메뉴얼을 그대로 외워서 미국고객과 대화했다. 3개월이 지나니 영어가 술술 나오게 되면서, 돈받고 영어 공부한 셈이다. (역시 노력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그 이후 쉬지 않고 걸려오는 한국고객 전화를 감당하면서, 개인사유로 스케쥴을 이른 아침으로 조정해서 미국시간대와 겹치게 되서 미국전화 한국전화를 동시에 감당했다. 하루 10통 미국 전화, 10-20통 한국 전화를 받았다.

여기까지가 첫번째 현지 BPO회사 경험이었다. 


사진 속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진짜 전화를 받아본 사람들인지 의심이 간다. 마냥 행복해 보인다.





지금 일하는 곳은 규모가 커서 다양한 언어지원을 하고 있기에 한국인 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에서 온 친구들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전화받는 일로 한동안 심하게 스트레스를 받아왔는데, 더군다나 전화를 받는 논보이스(None Voice)어카운트라고 해서 정말 Thank you 다. 전화를 받지 않는 일도 나름 어려운 부분도 많지만, 전화받느라 화장실도 못 갔었던 일은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이다. 

하지만, 역시 BPO의 트라우마를 벋어날 수 없다. 아웃소싱이라서 대부분은 클라이언트와 계약기간이 있고, 비지니스가 잘되서 더 투자할만한 가치가 있으면, 계약을 연장해 나간다. 여기서 내가 이번 회사에서 경험한 황당한 이야기다. 

1. 로그인시스템

그리고 반 강제적인(?) 로그인 시스템이 마음에 안든다. 물론 사원들 한 사람 한 사람 관리 차원이라고 하지만, 일찍 왔어도 로그인을 늦게하면 지각이고 시스템상 문제가 생겨도 해결하는 부분에 있어서 일일이 한 사람씩 해결해야 된다. 그리고 쉬는 시간은 점심시간을 포함해서 1시간 30분인데, 점심시간을 짧게 가져도 팀 스코어와 크게 연관이 있다. 쉬는 시간도 의무적으로 30분씩 가져야 되서 타당성이 없다. 하지만 규정은 규정이니, 지킬 수밖에 없다. 

2. 빵빵한 스피커 음악

전화를 받지 않는다고 하루종일 같은 음악만 반복적으로 틀면서 춤추고 깔깔대면서 좋아한다. 한국 직장생활과 큰 차이를 느낄 수 있는 건, 음악을 트는 사람 취향대로 최신곡을 트는데, 음악 들으면서 즐겁게 일하는 건 좋지만 때로는 빵빵한 스피커때문에 귀가 거슬린다. 그래도 나름 그들은 즐길 수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내 기준만 따라갈 수는 없지만 회사에서 노래방을 틀어놓고 노래부르는 광경은 처음이었다. 

3. 게임하기 

사무실에서 분위기를 조성하고자 시작한 게임인데, 생각만 해도 좀 이상하다고 생각될 정도로 남녀 각각 한사람씩 뽑아서 게임을 한다. 장난기가 심한 현지인들은 커플게임을 즐기는데, 그 광경을 보면서 덩달아 웃으면서 재밌어 하지만 나름 문화 충격이었다. 마치 스킨쉽 게임같아서 나는 그럴때마다 바쁜 척 일만 한다. 

우리에게는 어쩌다 있는 레크레이션 게임을 매일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각 나라마다 문화도 다르니, 나에겐 새로운 경험이었다. 

좀 황당했다. 벌칙으로 티셔츠를 벗기다니..



4. 남일을 내 일처럼 생각하기

항상 남이 잘되는 일은 내 기쁨으로 알고, 축하해준다. 생일이나 결혼, 출산 등등.. 이 부분은 참 좋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실적이 좋은 사람들은 분기별로 시상도 하는데, 작은 선물이나 인센티브를 받는다. 그리고 누가 상금을 타서 피자를 쏘기도 했다. 근무하는 직원 한 사람이라도 불화를 겪으면 서로 도와주려고 전체 광고도 한다. 



때로는 스트레스 받는 일도 있고, 때로는 즐겁게 일을 하면서 나 스스로 배워나가는게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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