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서 가사도우미를 두면서 생긴 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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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에서 가사도우미를 두면서 생긴 일화

피치알리스 발행일 : 2017-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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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에서는 일반적으로 가사도우미를 두는 집안이 꽤나 있다. 

내가 살고 있는 콘도만 해도 집집마다 가사도우미를 두고 있다. 그들이 편해지려고 가사도우미를 쓰지만, 그리 큰 콘도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상주하는 가사도우미를 둔다. 필리핀에서는 그들을 친근하게 아떼라고 부른다. 

아떼는 필리핀어로 언니 또는 누나다. 상주하는 아떼는 때로는 가족처럼 대하기 때문에 아이가 있는 집안은 아이를 돌보기도하고, 보통 가삿일과 요리와 식구들의 뒤치닥거리까지 다한다. 그러면서 아떼들은 숙식제공도 받으면서 경험에 따라 매달 주어지는 월급이 다르다. 

하지만 집안에 메이드를 둔다고 해서 다 좋은 건 아니다. 물로 청소, 빨래, 요리 등등 허드렛일을 다하지만, 때로는 돈을 요구하는 아떼들도 종종 보았다. 

한국사람들 같은 경우에도 집에 메이드를 두는 경우가 많다. 언어도 원활하게 통하지 않고, 문화도 달라서 꽤나 곤욕을 치렀던 경험담을 들으면서 참 황당한 이야기도 있었다. 

"얼마 전에 아떼를 고용했는데, 일도 잘하고 야무져.. 그래서 내가 바깥일을 편히 볼 수 있어서 참 좋아!"

그리고 얼마 후...

"우리집 아떼가 어느날 갑자기 엄마가 아프다고 고향에 간다고 해서 다음 월급을 이번에 땡겨서 주면 안되겠냐고 하길래.. 미리 가불해줬더니, 그 다음부터 깜깜 무소식이네..."

이런 황당한 경우를 여러번 봐왔기 때문에, 더더욱 믿을 수가 없다. 

집에 메이드를 고용한 분들은 아시겠지만, 여러가지 수작으로 인해서 적지않게 손해 본 경우가 많다고 한다. 




나도 필리핀에 처음에 와서 지냈던 친구 이모님댁에는 메이드가 있었다. 

겉으로 봤을 때 메이드는 이모뻘로 보였고, 매일 청소와 요리를 하지만, 일반 가정집이라서 주방이 그리 깨끗하지 않았다. 

그래서 주방을 멀리했지만, 늘 내가 먹은 그릇과 컵은 항상 내 손으로 씻었다. 

그때까지만해도 필리핀에 대해서 잘 몰랐고, 메이드가 있어도 미안해서 내가 할 일은 스스로 했다. 

솔직히 메이드와 영어로 의사소통이 어려워서 손짓발짓으로 대화했고, 친구 이모님이 사업을 하느라 잦을 출장을 다녀서 집이 항상 비어 있었다. 

주로 집에는 메이드와 나만 있었는데, 새벽 2시에 물마시러 1층에 내려오면 메이드는 소파에 누워서 TV만 실컷 보고 있었다. 

내가 외국인이라서 그리 의식하진 않았지만, 주인이 없는 동안 긴장하지 못한 탓인지.. 청소도 게을리해서 보다 못해 내가 두손 두발 걷고 나섰다. 그리고 메이드가 쉬는 날에 주방에 들어가봤더니, 손바닥만한 바퀴벌레를 보고 기겁했다. 그래서 바퀴벌레 약을 뿌렸지만, 사방에서 수십마리의 바퀴벌레가 튀어나와서 속수무책이라서 자비로 지인을 불러서 대청소를 했다. 

그 후, 주인이 외국에서 돌아왔고 메이드 역시 주인이 왔는지 긴장하면서 열심히 일했다. 

하지만 얼마 후 그 메이드는 두번 다시 볼 수 없었다. 

필리핀사람들 사이에서도 같은 필리핀사람이지만, 집에서 두는 메이드를 때로는 하급 취급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때로는 가족과 다름없이 대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이사를 하면서 메이드를 두지 않고, 가삿일은 스스로 했다. 그 이후 여러 메이드를 만나긴 했지만, 교육을 제대로 받기 힘든 환경에 자란 메이드들은 영어가 짧아서 의무적인 이야기밖에 하지 못했다. (당시 내가 현지어를 전혀 못했기 때문에 더욱 의사소통이 힘들었을지도 모른다.)


내가 살고 있는 콘도

한국에 있는 친구들에게 내가 살고 있는 집사진을 찍어서 보내주면 대부분 부러워한다. 

그래서 나는 필리핀에 사는게 좋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자면, 필리핀에서 메이드를 두는 것을 궁금한 참에 직장동료에게 물어봤다. 

그리고 그는 예전에 메이드를 고용했던 일화를 하나씩 꺼내놨다. 

"예전에 저희집에 정말 이쁜 메이드를 두었는데, 메이드계의 미스필리핀이라고 불리울 정도로 너무 아름다웠어요. 

그 메이드는 우리집에 상주하면서 아이들도 돌봐주고 그래서 처음엔 좋았어요. 

하지만, 옆집에 미국인 할아버지가 저희집 메이드에게 찝쩍대서 아이들에게도 물어봤는데 가끔 미국인 할아버지가 낮에 저 없을 때 집에도 들린다고 해서 아이들을 생각해서 메이드와 이야기를 나눴죠. 

그리고 메이드 문자메시지 내용을 보니, 옆집에 사는 미국인이 가끔 저희 집앞에 메이드 먹으라고 피자도 두고 간다고 했어요. 

배고플테니 먹으라는 친절한 메세지도 남기고, 밤이 되면 본인 집에도 불러서 시간을 보냈는데 결국에는 그 메이드는 미국인을 만나면서 임신을 해서 더이상 메이드를 못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동네 소문도 안 좋아질 것 같아서 메이드를 제가 살고 있는 단지 내에서 보지 말자고 했어요.

그 이후엔 가끔 단지를 벗어나서 그 메이드와 마주쳤는데, 이미 임신을 한 상태이지만, 제가 한마디했어요.

지금은 그가 너에게 잘해줄지 몰라도 그는 미국인이라서 언제든지 너를 떠날 수 있어..라고..

그리고 얼마 후에 그 메이드는 임신을 하였지만, 안타깝게도 자신에게 그렇게 잘해준 미국인은 떠났다고 하더라구요. 



생각해보니, 필리핀에서 여자를 만나는 일은 너무 쉽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몇끼 밥사주는 일로 여자를 꼬실 수 있다니...

그런 모습을 보면서 가난한 그들에게는 어느 누군가가 슈퍼맨처럼 순식간에 나타나서 그들을 구해줄 구세주를 애타게 찾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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