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후, 드디어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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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 후, 드디어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다.

피치알리스 발행일 : 2017-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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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의 베일이 벗겨지다.


벌써 6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시간이 참 빠르구나... 사고를 당한지가 엊그제 같은데...벌써 반년이나 흘렀다니..."

솔직히 누구에게도 힘든 사실이 있다면, 교통사고 후에 약간의 휴유증이 찾아오면서,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었다. 그럼에도 남들이 보기에는 정말 기적같이도 살아났다고 감탄하면서 완전히 완치되었다라고 생각할 정도이다.

하지만, 아직도 머릿속에서는 교통사고로 인한 잔상이 남아 있어서 뭔가 안되는 일이 있으면 혼자있고 싶다던가 남모르게 눈물을 훔치면서 시간을 보내왔다. 

그동안 곁에 있는 사람들의 기도와 도움이 없었다면 결코 내 스스로는 일어날 수 없을 정도로 큰 충격이었기 때문에 조금씩 조금씩 정신적으로도 회복하면서 이제는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둥, 관심 가져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면서 열심히 살려고 노력 중이다.


*이 사진은 사고당시와 전혀관련이 없는 사진임을 명시합니다.


그때는 지금으로부터 6개월 전,

작년 8월에 출근길에 일어난 일이다. 필리핀에 오랫동안 체류 중이기도 하고, 현지회사에서 일하고 싶어서 현지회사에서 일한지 3개월째 접어들 때쯤이다.

목격자의 말로는 여느 때와 다르게 일반 택시를 타고 도로변에 내렸다고 한다. 그리고 길을 건너다가 지나가는 오토바이에 세게 부딪혀서 정신을 잃고 코와 머리에 피를 흥건히 적시면서 응급실에 실려갔다고 말했다. 그리고 수술한지 3일만에 깨어났지만, 침대에서 꼼짝도 못하는 상태였었다. 그리고 서서히 의식이 돌아오면서 정상적으로 밥도 먹기 시작하였다.




6시간의 수술시간이 흘러서 수술실에 나와서 중환자실로 이동했고, 수술 후에 1분동안 의식이 돌아왔다.

눈앞에 보여지는 사람은 희미한 형체로 봐도 누군지 알 것 같은 필리핀 친구였다. 그때만해도 내가 병원에 있는지조차 몰랐다.

"여기 어디야?"

"여기 병원...."

"내가 왜 여깄어?"

"너 사고 났어. 오토바이에 치였어..."

"아, 맞아 집 앞에서 사고 났었지...?

"아니. 회사 앞에서 사고 났어..."

그리고 1분도 채 안되서 깊은 잠이 들었다.

의식이 돌아온 후, 회복이 되기까지는 시간문제였다. 그때까지 당시 기억은 전혀 돌아오지 않았다. 다행히 오토바이로 친 가해자가 사고를 낸 후, 그 자리를 떠나지 않고 지켜주었으며, 핸드폰, 지갑은 그대로 있었다. 사실은 한국인이라서 그런지 어마어마한 병원비 부담이 가장 큰 문제였기 때문에 오히려 나를 친 오토바이 가해자를 원망하곤 했다.

"나는 합의고 뭐고 필요없어. 법적으로 대응할꺼야..."

사실 가해자는 가난한 군인이었다. 가진 건 없어도 어떻게든 도와주려고 노력을 했지만, 어마어마한 수술비를 전부 감당할 수 없었다. 대신에 어떻게든 본인이 책임을 지려고 돈을 다 끌어다 모아서 병원비를 보탰다. 그리고 가족이 있어서 부인까지 데리고와서 눈물을 흘리면서 사과했다.

그도 사고를 낸 죄책감에 못이겨서 자살시도를 했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원망을 했었다.

"한국에서는 교통사고 당하면 전부 가해자책임이야..."

이전에는 타인의 잘못도 이해한다고 했는데, 사고 이후로 신경이 예민해진 탓에 뭔가 문제가 생기면 전부 한국과 비교하는 그런 사람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6개월동안 사건의 진실을 알기 위해 기억을 계속해서 더듬었다.


내가 왜 사고를 당한지 몰라서 답답해서 남긴 페이스북


그리고 거의 6개월만에 사건의 진실이 스치는 기억속에서 확실하게 밝혀졌다.

사람의 직감은 무시못한다고... 정말 기억이 되돌아 왔다.

사고 당시 나는 일반택시를 잡아서 출근하고 있는 중이었다. 보통 일반 택시를 타다보면 거스름돈을 주지 않는 운전기사들이 많아서 거스름돈을 팁으로 생각하고 아예 안주던가 큰 지폐를 가지고 있으면, 따로 편의점에 들러서 거슬러줘야 한다. 하필이면 그날 나는 거스름돈을 미리 준비하지 않고 지갑에 천페소 지폐와 500페소 지폐가 전부였다. 당연히 택시 운전기사는 거스름돈이 없을 줄 알고 있었기에 도로변에 내려서 맞은 편에 보이는 과일장수에게 돈을 거스르고 과일도 사먹을 겸 해서 횡단보도가 없는 도로를 지나가다가 급속도로 달리는 오토바이에 치여서 사고를 당한 것이었다.

더군다나 더 황당한 건, 택시 운전기사는 그 책임을 회피하고 그 자리를 떠났다. 사건 진술을 봤을 때 택시에 관련된 내용은 없어서 처음에 택시 거스름돈을 주려고 내려서 길을 건넜다고 하자 누구도 안믿었다. 그런데 기억을 하다보니 정말 명확하게 그 상황이 떠올랐다.

그동안 오토바이 사고 가해자를 원망했는데, 알고보니 "원인은 택시였군..." 모든 진실이 밝혀졌다.

택시운전기사입장에서는 워낙에 큰 사고라서 두려웠겠지만, 혹여나 생명에 지장이 있을까봐 엉첨난 책임을 질까봐 책임 회피를 하는게 느껴졌다. 물론 당사자 역시도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을게 뻔하다.이건 어딜가도 양심상의 문제이기 때문에 이런 비하인드스토리를 솔직하게 내블로그를 통해서 밝히고 싶었다. 이 일이 있은 후,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면서 더 성숙해져서 나와 같은 억울한 일을 당한 이들에게 힘이 되어야 겠다고 결심했다.



필리핀의 교통체증으로 막힌 도로. 그 옆의 일반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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