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성소수자들이 많은 나라, 필리핀

성소수자들에게 관대한 나라, 필리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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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은 태국 못지않게 성소수자들이 사회생활하기 정말 좋은 나라라고 생각한다. 국가에서 대표적으로 활동하는 유명한 공인을 비롯해서 정치인과 사회적으로 큰 영향을 끼치는 인물들이 성소수자라는 점에서 문화적인 충격을 적지 않게 받았다. 내가 일하는 회사만해도 셀 수없이 여장한 것 같아 보이는데 눈에 띄게 여성흉내를 내는 남자들이 어딜가도 곳곳에 있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에게 색안경을 끼고 바라만 볼 수 없는 상황이라서 때로는 친근하게 대하고 차별없이 대하고 있다.

한국에서 동성애자라는 시각이 너무 안좋게만 느껴지고, 때로는 불쾌하다고 생각이 들기 때문에 사실은 성소수자들 집단과 무리를 보면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았다. 내가 아는 한국분들은 장기간 필리핀에 거주했음에도 불구하고 게이나, 양성애자들 근처도 가지 않는다. 사실은 우리에게는 너무나 익숙하지 않는 광경이라서 더더욱 거리를 두기도 한다. 

내 관점에서 그들을 바라볼 때는 다르다. 나에게 큰 피해를 주지 않는 이상, 그들은 같은 대우를 받을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때로는 애처롭기만 하다. 변한다면 변할 수 있을 수도 있다는 씨알만한 믿음을 가지고 그들을 대한다. 그렇지만, 이 필리핀 사회가 그들을 인정하는 순간, 변화가 찾아오기 힘들 거라고 본다. 

필리핀에 있으면서 처음으로 직장을 구한 BPO회사에 첫날 입사하던 날, 내가 속한 팀에서 80% 이상이 게이라는 사실을 알고 문화충격을 받았었다. 그 뿐만 아니다. 게이가 아니면 톰보이에 속하는 레즈비언도 있었다. 워낙 개방적인 성격인 나조차도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어찌됐든 게이가 이 나라에서 큰 영향을 끼치기도 하고, 여전히 삐딱한 시선을 바라볼 수 없게 사회가 그들을 인정해 주면서 그들 스스로가 떳떳하게 숨기지 않고 드러낼 수 있었다. 

@필리핀의 대표적인 MC Vice Ganda, 한국으로 치면 MC 유재석과 동급이다. 가수, 연기자, 코미디언, 모델 등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모든 성소수자들의 롤모델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필리핀에서 성소수자들 (게이, 톰보이, 양성애자)이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현지 친구들에게 듣기로는 서구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라고도 하고 태생이 그래서 그렇다고들 한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가정환경이나 사회영향이 크다. 보통 어려서부터 부모 사랑을 받지 않고 자라면, 보호본능을 느끼기 때문에 거의 방치에 가깝게 자라서 남들보다 튀고 싶고 자신을 여성화하면서 보호 받으려는 심리도 있다. 그리고 불우한 가정환경에서 자라면 좁은 방에서 모든 식구들이 먹고 자고 생활하다가 형제나 자매의 영향을 받아서 딸이 많은 집안에서는 남자아이 역시도 딸처럼 변하기 쉽기 때문에 자신이 변화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단정 지을 수 없지만, 특히나 길을 지나가도 흔히 볼 수 있는 게이들이 자신이 게이라고 해도 전혀 부끄럽다고 느끼지 않고, 남성적인 이미지가 눈에 띄지만, 그것조차 별로 신경을 안쓴다. 

@천부적인 가창력으로 사랑받는 가수 체리스 팸핀코, 한국의 스타킹이나 오프라 윈프리쇼에서 그녀가 세상에 알려지면서 음반이 발매되자 빌보드 챠트에 오르면서 세계적으로 유명하게 되었지만, 그녀는 자신이 레즈비언이라고 밝히게 되면서 이전의 자리보다는 한단계 내려온 것만 같다. 그리고 눈에 띄게 보이시한 남성적인 성향이 드러났다.

그렇지만 명성을 펼치던 쟁쟁한 스타들이 있는 반면, 성소수자들의 삶이 녹록치 않기 때문에 필리핀사회에서 일반적으로 그들을 삐딱한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고, 평범한 사회생활을 할 수 있게 기반을 주기도 한다. 길을 가도 흔히 볼 수 있는 게이들이나 톰보이들을 보면, 이제는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는다. 

더욱이나 내가 지금 일하는 직장에서도 높은 위치에서 일하는 고위 관리직급에 있는 사람들 조차도 게이나 톰보이이다. 편견을 가지고 바라볼 수만은 없다. 

그렇지만, 한가지 분명한 사실을 문화나 환경에 영향을 받아서 본질적인 성향이 버려지면,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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